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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학생들에게


“예비 고삼에게”라는 제목에서 좀 더 평범한 위의 제목으로 바꿨다. 예비라는 단어는 상업적인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예비 신부, 예비 신랑, 예비 고등학생, 그리고 예비 수험생... 이제 곧 무엇이 될 텐데 “아직도 이게 없어?”라고 겁을 준 다음에 조금 늦긴 했지만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자기들의 제품을 사거나 배우라고 말한다. 두려움을 자극하는 것은 상품을 파는데 언제나 효과적이니까. 지금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대입준비를 한 방에 끝내줄 만병통치약 같은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대신 영양제처럼 은근히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몇가지 정도 정리해 보았다.



모의고사

이제 며칠 있으면 11월 20일 모의고사다. ‘시험’이란 단어를 반갑게 맞이할 학생은 거의 없겠지만 이제부터는 모의고사를 소중한 기회로 생각할 필요는 있다. 이번 모의고사부터 그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수능일이 지나고 1주일 후에 보는 시험이기에 비슷한 날씨에 내년 수능을 본다고 생각하며 준비하길 바란다. 내년 이맘때 집을 나설 때 기온은 이정도겠구나 생각하며 옷을 챙기고 체온조절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화장실은 언제 다녀오는게 좋은지 등 세세한 것까지 살피며 기억해 두었으면 한다. 내년에 여러 차례 모의고사를 보긴 하겠지만 수능 보는 달의 모의고사는 이번이 마지막이니 진지하게 임하길 바란다.



장점 또는 단점

얼마전 2학년 학부모 한 분을 상담했다. 상위권 학생이지만 불안한 마음에 이런 저런 질문을 하셨다. 그 질문 중에는 “얘가 좀 고지식해요. 학교 활동 같은 것도 융통성 있게 했으면 좋겠는데, 원래 정해진 대로만 하다 보니 시간을 많이 들여요”라고 하시며 학과 공부할 시각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셨다. 멘토링 활동을 열심히 하던 그 학생의 모습이 떠올라 몇 말씀 드렸다. 고지식해 보이는 점은 심지가 곧다고 말할 수 있고, 그 학생은 멘토링의 본래 의미에 충실하게 상대 학생이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기에 시간이 걸리는거 같다며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다고 말씀드렸다. 학생들이 자신을 바라볼 때도 이런 식으로 했으면 좋겠다.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 장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단점을 뒤집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루틴(Routine) 1 – 10분짜리 또는 5분짜리 공부

루틴이란 단어는 답답하게 들릴 수 있지만 힘이 센 말이다. 자연스런 일상(Routine)이 되고 나면 큰 힘 안들이고 어떤 일을 하게 해 준다. 예를 들면 공부 같은... 우리학교 학생 중에 좋은 예가 있다. 장난치기 좋아하고 말도 많은 학생이지만,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교실 한 구석에 가서 문제집을 풀고 있다. 공부하는 습관이 잘 잡힌 경우일 것이다. 이 학생처럼 “10분짜리 공부”, “5분짜리 공부”를 잘 실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천 계획과 연습이 필요하다. 과제나 수행평가를 준비하느라 1시간 넘게 공부하는 시간이 확보되지 않는 요즘부터, 5분 또는 10분씩 공부하는 연습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10분정도 시간이 나면 수학 문제를 풀자” 또는 “5분정도 시간이 나면 영어 단어를 암기하자” 등 과목과 시간을 구체화하면 고민할 필요도 없고 습관도 잘 들것이다.



루틴 2 – “많이 하지 말고 조금만 하자”

공부 습관이 안들어 너무 하기 싫다면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이 했던 말을 전해주고 싶다. 이 가수는 일본어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하기 싫은 날에는 스스로에게 위의 말을 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예를 들자면 나는 학교에 출근하는 거의 모든 날에 헬스클럽에 들러 운동을 한다. 내가 이 습관을 2년 가까이 잘 지켜오고 있는 비결도 최강창민의 경우와 비슷하다. 운동이 하기 싫은 날은 “샤워만 하고 나오자”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헬스클럽에 가서 옷을 갈아 입으면 스트레칭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게 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시작이 그만큼 중요하고 어렵다는 말도 된다. 하기 싫을 땐 “조금만 하자!”라고 자신을 다독여 보자!



끝이 있다.

이 세상에 진짜로 힘든 일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이다. 다행히도(?) 내년 수능은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이라고 날짜가 정해져있다. 정해진 날짜가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고생이 끝나는 날짜도 다가온다고 생각해 보면 조금 낫지 않을까? (별로 큰 도움은 안될듯도 하지만...) 그리고 함께 달려가는 친구들도 옆에 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옆에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남들 다하는 고생”이라 해도 자신에게 닥치면 세상에 그것보다 큰 일은 없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성인들도 지났던 이 시기를 담대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 

 

운중고등학교 추진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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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1-15 23: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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