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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30년, 판교고 퇴임이후 경기 꿈의 학교에서 미용을 가르칩니다” - 인터뷰 - 경기 꿈의 학교 이영춘 교사
  • 기사등록 2020-03-19 12:56:30
  • 기사수정 2020-07-14 19: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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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의 상위 20~30% 정도만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에서 더 많은 학생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소외되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서는 상위권 학생을 대학에 잘 보내는 것이 중요했기에 놓친 아이들이 늘 눈에 밟힌다는 이영춘 선생님. 국어 교사로 35년, 진로 교사로 3년 38년 교직생활 후 판교고등학교에서 정년 퇴직한 이영춘 선생님이 교육자의 길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소외된 학생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찾고자 진로교사 자격 취득
“선생님은 당연히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예쁘죠. 우리 교육이 놓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 이 아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어요. 그래서 진로교사 자격증을 땄고 국어에서 진로로 바꾸었습니다.”
교직에서의 마지막 3년은 소외된 학생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교사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해준 시간이 너무 감사하다는 이 교사는 학교에 있을 때 안타까운 아이들을 구제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교내에서 뿐만아니라 민들레 대안학교에서 주1회 국어, 진로수업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공부를 안하든 못하든 성적으로 그 학생의 가능성을 재단하는 문화가 만연하다보니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숨겨진 재능이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진로교사를 하며 소외된 아이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진정한 내면을 알게 되었고 이 아이들이 언젠가 길을 찾을 수 있게 돕겠다는 의지를 굳혔습니다.”


퇴임 후 위탁교육 프로그램 운영하며 소외학생 학업 도움 봉사활동
퇴임 후 이 교사는 학교 위탁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외식기업학교의 진로 원장을 맡아 학교 밖에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반고에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청에서 사설 운영기관과 연계해 취업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의 진짜 현실을 만났습니다. 또 체험비 받으면서 교육의 질은 엉망인 경우가 허다한 사회의 민낯을 보고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들의 문제를 얘기하는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나쁜 아이들은 없습니다. 그렇게 만든 어른들이 문제죠.”
위탁 기관과 이 문제로 싸우다 진로 원장직을 그만두게 됐다는 이 교사. 이후 분당의 한 비영리기관에서 운영하는 ‘행복명상학교’에 교사로 소외 학생들을 만나 교육과 상담을 진행했다. 또한 퇴임 교육공무원 자격으로 법무부에서 배정받아 소년원 학생들이 검정고시에 합격할  때까지 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도 이어나갔다. 


“담배 피우는 것을 혼내면 안돼요.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일탈을 나무라고 혼내는 것에서 출발하면 아이들은 절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하려고 노력해야합니다. 그렇게해서 조금씩 거리가 좁혀져야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놓았던 자신의 얘기들을 들려줍니다. 이 아이들에겐 누군한테든 꼭 하고 싶었던 절박한 말들이죠. 아이들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느낍니다.”  


화장하는 아이들, 자신에 맞는 아름다움을 가꾸는 법 알려주고파
이 교사는 작년부터 ‘경기 꿈의 학교’ 프로그램의 하나인 ‘나만의 아름다운 미 창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금역에 있는 ‘아름다운 뷰티학교’라는 미용학원에서 20명을 대상으로 연 15회 수업을 진행하는데 여학생들에게 꽤 인기있는 강좌다.
“진로 공부하며 미용을 배운 적이 있어요. 그 경험을 살려서 경기 꿈의 학교에 교육계획안을 냈고 채택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여학생들이 화장을 하는 상황이에요. 화장을 하지 말라는 말은 의미가 없어요. 화장이나 염색을 하되 얼굴 상하지 않게 예쁘게 하자는 게 제 강좌의 취지에요.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예쁜지 찾아주고 싶습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할 때 아이들이 가장 빛난다는 이 교사. 질풍노도의 시기에 어른들이 정해놓은 길에서 조금 빗나갈 때도 있지만 사랑으로 보듬어주었을 때 아이들은 반드시 돌아온다고 이 교사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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