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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장거리 미사일·우주 개발 길 열려
  • 기사등록 2021-07-09 11: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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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처음으로 민간 우주발사장이 들어서고, 기업 중심의 고체연료 우주발사체가 개발되는 등 민간 우주시대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이다. 우주발사체는 우주공간에 인공위성이나 탐사선을 쏘아 올리기 위해 사용되는 로켓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등 미국의 민간 기업들을 선두로 일찍부터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열렸으나, 한국의 우주 사업은 정부 차원에서 추진했기 때문에 발사체 개발과 달 탐사 일정이 지연되는 등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되고, 한미 위성항법 협력 공동성명이 발표되는 등 정부가 노력해 온 미국과의 우주 국제협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우주 분야에서의 협력이 진전되면서 국내 우주산업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발사대로 옮겨지는 누리호 인증모델(사진=연합뉴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지난 5월 21일,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은 회담을 통해 미사일 지침 해제를 전격 발표했다. 이로써 미사일 개발 사거리 800km 제한이 사라졌다. 이는 곧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우주개발용 로켓·위성 등 기체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는 군사용 미사일 개발은 물론 정부와 방위산업체들의 우주 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목적지가 다를 뿐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이번에 두 분야 간의 전용 제한이 해제되면서 정부와 방산업체는 기존 기술과 신기술을 필요에 따라 양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돼 사업적 탄력성을 가지게 됐다.

우리나라 군 당국은 공중에서 항공기를 이용하거나 먼바다에 있는 선박에서 초소형 위성을 발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반도의 전략적 환경에 따른 공중 발사체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 자료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른 방위역량 강화 차원에서 공중-해상 기반 우주발사체를 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등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 이후에도 한미동맹은 굳건하며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는 고의적인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며 한국과 미국을 비난했다.

정부,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 개발 지원

2024년에는 민간 기업이 개발한 고체연료 발사체가 처음 발사된다.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제19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안’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안은 3년 전인 2018년 2월 확정됐다. 하지만 최근 미사일 지침이 종료되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우주 분야에 협력이 진전되면서 이를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안)에 반영하게 됐다. 이번 안건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 우주 산업체 주도로 2024년까지 고체연료 기반의 소형발사체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저비용으로 단기에 개발할 수 있는 고체연료 발사체를 민간이 주도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발사체 상단에 설치해 우주탐사선의 무게를 늘리는 고체연료 기반 `킥모터`(Kick-Motor)도 개발된다. 발사체에 킥모터를 탑재하면 달이나 소행성 등 우주 공간에서 더 먼 곳까지 탐사선을 보낼 수 있다.

2024년까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민간이 이용할 수 있는 발사장도 구축할 예정이다. 발사장은 단기발사 수요 대응을 위해 고체연료 발사체 기반으로 우선 구축하고, 이후에 액체연료를 포함한 다양한 발사체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 발사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다양한 민간 기업이 발사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만선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지원팀장은 "액체연료 로켓에 비해 확실히 개발 난이도가 낮고, 그에 비해 훌륭한 성능을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고체연료 로켓인 만큼 이 분야에 민간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것은 국내 초기 우주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 정부는 중·대형 위성 발사에 필요한 액체연료 발사체의 재활용 기술 등 미래 우주기술 산업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우주위원회에서는 2022년부터 본격 구축할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세부 계획과 여러 대를 동시에 운용하는 `초소형 위성` 개발 로드맵도 논의됐다. 초소형 위성은 동일 지점을 자주, 더 넓게 관측할 수 있고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공공영역이었던 우주개발을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선진국 대비 40여 년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수준의 지상관측 위성, 세계 7번째 규모의 우주발사체 독자 엔진 등 발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우리의 우주개발 역량을 민간 산업체와 잘 조화시킨다면, 뉴 스페이스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통신 기술 발전으로 6G 시대 온다

2027년에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을 구성할 첫 위성이 우주로 올라간다. 정부는 2035년까지 위성 8기를 쏘아 올려 한반도 인근에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위성항법 협력에 합의한 만큼 KPS를 미국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공동 운용해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2031년까지 초소형위성 110여 기를 띄워 한반도 주변을 촘촘히 감시하고, 6세대(6G) 위성통신용 시범망도 구축한다.

특히, 위성통신 기술 발전전략의 경우 6G 시대의 위성통신 기술 강국 도약을 목표로 수립했다. 이는 6G 지상-위성 통합망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 저궤도 위성통신 역량 확보, 정지궤도 위성통신 경쟁력 강화 등을 주요 전략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4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 따라서 정부가 6G 지상-위성 통합망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 6G를 준비한다고 예측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만, 이창희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6G 세계 최초 상용화 문제는 아직 언급하기에 이른 단계다. 지금 6G 통신의 경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올 3월부터 표준화 작업이 착수됐다. 지금 전문가들이 예측하기로는 2030년을 전후해서 표준화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표준화가 진행되는 것과 이번 계획을 지금부터 하는 이유는 표준화 단계별로 그 표준화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술 성능이 있다. 그러한 기술 성능에 맞춰서 우리가 서비스 실증도 하고 그다음에 표준화를 주도하려면 그러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6G 시대가 도래하면 위성통신이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5G 통신에 있어서 글로벌 리더십을 가지고 있지만 6G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고 또 발전시키기 위해서 오늘 이런 계획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6G 시대에는 도심 항공교통, UAM(Urban Air Mobility)라고 하는 부분, 그리고 플라잉카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체 관제 및 기내 인터넷 이용 등에 있어서 위성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5G 시대에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6G 시대에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성통신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정부가 우주위원회에서 6G 위성통신 관련 부분도 논의하고자 하는 것도 이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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