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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고1의 수학선행, 미리 공부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될까?
  • 기사등록 2023-12-08 17:16:41
  • 기사수정 2023-12-11 13: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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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칼럼> 


예비 고1의 수학선행,  미리 공부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될까?


죽전고등학교 오정훈 교사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 예습, 복습이 중요하다는 건은 누구나 납득하는 명제이다. 그러면 선행학습은 앞으로 배울 내용들에 대해 미리 학습하는 일종의 예습인데 선행학습이라고 비판할 일이 아니라 칭찬해줘야 하는 일이 아닐까? 



선행학습을 해도 되는 학생 VS 현행을 다져야 하는 학생


사실 선행학습을 해도 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있다. 즉 중요한 건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선행학습에 대한 논의가 교육정책 또는 사교육 대책에 대한 논의까지 확장되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제로 당사자인 학생의 입장과 상황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중학교 수학 내용에 대해 기본 개념이 잘 갖춰져 있고, 문제 풀이도 열심히 해서 성취도가 높다면 그 학생이 고1 수학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칭찬할 일이다. 



모르는 것만 늘어나게 만드는 선행학습도 있다


반대로 이 학생이 중학교 수학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개념이 부족한데 고등학교 수학을 선행학습 한다면? 특히 수학은 위계성이 있어 이전 학습 내용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선행학습 내용은 그저 들어본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사실 이는 오히려 모르는 것이 늘어날 뿐이다. 이 학생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중학교 과정을 다시 한번 복습해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고등학교에서는 그 때 해야 하는 공부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 학생에게는 이 시점이 중학교 과정을 정리하고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는데 선행학습으로 인해 그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즉, 본인이 현재 교육과정의 내용이 확실히 학습된 ‘준비된 상황’이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제대로'해야 한다.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동의하시겠지만 선행학습을 하고 온 학생들 중 제대로 학습이 되어 있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 선행학습을 하겠다면 문제 풀이 기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학교에서 배우는 것처럼 정의부터 여러 정리의 유도 과정까지 차근차근 수학적 논리에 맞춰 시작해야 한다.



반복적인 유형 풀이가 아닌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야 진짜 선행 


이렇지 않고 문제를 잘 푸는 연습을 하는 것은 결국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격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행학습 자체보다 학습 방법이 더 중요하다.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는 지가 아니라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학문적으로 명확한 논리구조에 맞춰 이해하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내용에 대한 논리적 이해는 부족하나 기본적인 문제 유형의 풀이법을 알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의심할 여지 없이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즉, 선행 학습이라는 건 상황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치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습 방법 또는 수업 주제로서의 선행학습은 어쩌면 교육 소비자의 선택이다. 다만, 그 소비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양질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 옳다.



죽전고등학교 오정훈 교사는 

2005-2010 소래고등학교

2010-2015 동두천외국어고등학교

2015-2023 동백고등학교

현재 죽전고등학교 근무중

2015 한국창의재단 교과서 개선 연구 진행

2023년 용인교육청 주관 2023 중등 지필평가 문항제작 역량강화 직무연수 강사

개정교육과정 수학교과서 집필중

용인, 성남 지역 학교별 입시설명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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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atti_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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