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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서울대 음대 보낸 엄마 이야기 "가장 많이 듣는 말이요?"
  • 기사등록 2021-07-17 14:54:58
  • 기사수정 2021-07-17 17: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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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주고 인정해 준 만큼 아이 안에 있는 잠재력이 폭발합니다."



서울대 음대는 선발 인원도 많지 않을 뿐만아니라 내신과 수능, 음악성까지 갖춰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 어려운 관문을 한명도 아닌 두명의 아들을 입학시킨 엄마가 있다. 바로 천안시립합창단 반주자를 지냈고 현재는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경숙 씨다. 확실히 예술가 DNA가 있는 것일까? 여느 아이들처럼 사춘기 방황기를 보냈음에도 원하는 대학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두 아이의 엄마 김경숙 씨에게 듣고 싶은 얘기가 많아졌다. 


김경숙 피아니스트

음악하는 부모의 영향권 아래에서 키워진 숨은 재능


음악이 업으로 하다보니 늘 바빴고 아이들을 공부를 챙기지 못했다. 학원과 과외로 아이를 보내면 다 되는 줄 알았다. 성실하게 숙제와 약속을 이행하는 습관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던 터라 아이들은 중학교에 들어가며 불안, 긴장, 게임, 무기력에 빠져있었다고. 음악으로 영향을 주기보다는 음악으로 바빠 아이들에게 학습 습관을 잡아주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하다고 김경숙 씨는 말한다.


"제가 워낙 바쁘다보니 아이들을 챙겨줄 여유가 없었어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하나하나 챙겼어야 하는데 꾸준한 공부습관을 만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게임에 빠지기기도 했고 기초 학습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성적표를 수정에서 엄마에게 보여줬던 큰 아들


정작 공부를 시작할 시기에 기초 학습이 너무 안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소수정예 학원을 보냈고 영어와 수학은 과외를 시켰는데 성적이 그렇게 나쁜지 나중에 알게 되었다는 김 씨다. 1개 틀린 성적표를 보여주며 잘하고 인정받고 싶은 아이의 마음보다는 거짓말한 아이를 PC방으로 찾아다녔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밤새 울었던 기억뿐이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게 만든 것도 제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 나기보다는 아이게게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인정과 칭찬이 고팠는데 내가 그걸 몰랐다는 생각에 정말 많이 후회했고 울었습니다."


큰 아들 정태진 군 연주회 모습


연습실에 제일 먼저 가고 제일 늦게까지 연습하는 큰 아들


아이의 마음이 어떤 상황인지 들여다보면서 관계 회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트럼펫을 만나고 열심을 내기 시작하며 인생이 바뀌었다. 연습벌레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연습 삼아 선화예고에 시험 봤는데 2명 뽑는데 2명이 와서 졸지에 합격했다. 아무리 일찍 가도 큰 아들이 먼저 와 있다는 전설이 되었다. 고2때 어려운 콩쿨에 우수수 입상하며 서울대 1명 뽑는 수시에 합격하고 동아콜쿨 입상, 제주국제 관악콩쿨 입상으로 군면제 받고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형한테 레슨 받고 엄마가 반주해 달라는 작은 아들
 

서울대 수시합격하고 큰 콩쿨에 입상하는 형을 보고 낙원상가에서 중고트럼펫을 백만원 주고 사와서 시작했다. 형은 동생이 트럼펫 하는 것을 반대했다. 연습을 많이 하고 싶어도 입술이 지치면 연습을 할 수가 없이 쉬어야하고 힘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며 차라리 공부가 쉽다며 극구 반대했다. 형이 레슨해주고 엄마가 반주해 주면 된다며 무작정 시작했다.



밤늦게까지 연습에 매진하며 열심, 서울대 정시 합격  


형이 서울대에 합격하자 누구보다 둘째가 많은 자극을 받았다. 형처럼 되겠다는 신념으로 밤늦게까지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기 시작한 것. 트럼펫 특성상 30분 연습하고 30분 쉬어야 하는데 그 시간도 아까워 그 사이에 피아노를 칠 만큼 열심이었다.
바이올린, 클라리넷, 성악하는 친구들에게 재미로 반주하며 향상음악회에 반주를 시작하며 재수하여 서울대 정시에 합격했다. 진학 후에도 실기시험 반주와 앙상블 반주를 했고 군악대에서도 트럼펫보다 피아노를 더 연주했다. 현재는 경희대 대학원 피아노과에 합격하여 두 학기를 마친 상태다.


"아이들은 믿어주고 인정받은 만큼 자라는 것 같아요. 공부나 입시는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해요. 마음이 건강해지면 아이 안에 있는 잠재력이 폭발합니다. 두 아이를 서울대 음대 보낸 엄마로서 제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칭찬하며 묵묵하게 지켜봐 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들어주는 것이 엄마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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